20대 국회는 최악의 빈손 국회다.

유성옥기자 | 입력 : 2019/11/04 [12:21]

▲ 유성옥 칼럼

20대 정기국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이 마무리됐다. 10월 29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기만-박탈-파괴로 점철된 잃어버린 2년 반이자, 완전한 실패라고 비난했다. 20대 국회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무효-불법-날치기로 마련됐기 때문에 의회 폭거이자 독재 악법이라고 규정했다. 더불어서 연동형비례제를 두고 국회를 갈기갈기 찢을 것이며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는 연설에 취지다.

 

40여 분이 넘게 진행된 나경원 대표의 연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통상적으로 각 정당의 국정 평가와 정치 기조가 담겨 있다. 따라서 연설문을 보면 한국당의 국정 관점과 시대 인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놀랍게도 한국당은 20대 국회 실패의 원인이 자신들 탓이라고 고해성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제 얼굴에 침 뱉기라더니 꼭 그렇다. 또한 선거제도에 관한 수준 이하의 이해력과 몰상식을 드러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기초 상식이 부재했다. 연설의 중요 키워드를 통해 함께 분석해보자. 나경원 대표는 시종일관 문재인 정부 임기 2년 반을 잃어버린 시간-어둠의 시기라고 비난했다.

 

국민들을 기만했고 박탈했으며 파괴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국민들이 잃어버린 시간은 국회의 시간이 아닌가 싶다. 20대 국회는 헌정사상 최악의 국회로 평가될 기로에 서 있다. 그 중심에 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있다.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세 가지만 뽑아본다. 민생법안, 세금 그리고 법치원칙이다. 현재 20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은 30%에 못 미친다. 국회 임기가 이제 겨우 180여 일중, 전체 임기의 약 12.5%가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그리고 마지막 정기국회다. 결국 국회는 법을 만들고, 나라살림 예산을 결정하는 곳이다. 고작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업무 성과를 낸 샘이다.

 

부실해도 한참 부실한 국회다. 20대 국회는 최악의 빈손 국회다. 입법조사처에 먼지가 쌓인 채 묶여 있는 민생법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소상공인의 대항력을 높이는 가맹사업법,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터넷은행법과 데이터 3법 그리고 청년세대의 포괄적 권리보장을 위한 청년기본법등이 아직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세금 낭비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20대 국회 전반기, 2016년 6월~2018년 3월의 국회의원 본회의 출석률은 55%에 불과했다. 겨우 절반의 턱걸이를 넘겼다.

 

이 가운데 무단결석률 1위 정당은 단연 한국당 13.3%다. 무단결석 횟수 상위 20명 중 17명이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다. 국회의원은 본회의 출결 여부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심지어 일하지 않아도 꼬박 꼬박 고액의 수당(세비)은 챙겨간다. 한국당은 갖은 이유와 핑계를 들어 국회 보이콧 선언을 무려 20여 회 가까이 주장한 바 있다. 작정하고 노는 국회, 식물 국회를 조장한 셈이다. 급기야 여기에 한 술 더 떴다. 20대 국회에 별칭을 하나 더 붙였다. 바로 동물 국회다. 지난 4월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상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행태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국회법을 철저히 무시하고 유린하는 사태를 온 국민이 지켜봤다. 물론 집권여당도 이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하지만 한국당이 보여준 채이배 의원 감금, 문희상 국회의장 동원 압박, 입법조사처 기물 파손과 공문서 훼손 등과 같은 일련의 국회법 위반 행위들은 전 국민을 경악케 했다. 검찰에 고소 고발된 110여 명의 현역 국회의원 중, 한국당 소속 의원 60여 명은 검찰의 세 차례 공식 소환 요구에도 모르쇠-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황교안 대표는 소환 대상자도 아닌데 갑자기 검찰에 자진 출두를 통보하더니, 5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정치쇼를 벌였다.

 

그리고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에 출석하지 말라는 공개 지시를 스스럼없이 한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더하다. 국회법 위반 혐의로 소환 대상자가 된 자당 의원들을 향해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법을 만드는 것이 본분인 국회의원이, 더군다나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와 원내대표의 입에서 보란 듯이 국회법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말을 버젓이 자행했다. 실소를 금치 못 할 따름이다. 연동형비례제가 과연 독재 악법일까? 연동형 비례제에 관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주장은 아래와 같다. 연동형 비례제 역시 민주주의의 독소가 될 것이다. 선거구 획정 하나를 두고도 여야는 기나긴 협상과 타협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본분은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법 지키는 일이다. 법 만들고, 지키는 일에 자신이 없다면 사퇴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바램은 이러 하다. 국회의원들이 국회가 아닌 장외를 그토록 즐기고 싶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원없이 장외 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나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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