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법관들을 그렇게 불신하고 있다.

유성옥칼럼 | 입력 : 2019/10/30 [11:36]

▲ 유성옥 칼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밤에 구속됐다.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24일 0시 18분께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의 배경을 밝혔다. 통상의 사법절차가 공식화된 순간이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였는지, 아니면 엄격한 법리해석에 따른 정당한 수사였거나 엄정하게 구성요건을 갖춘 기소였는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법정은 공정한 재판과 판결이 실행되는 곳이다. 그런데 범국민적 관심사가 된 이 사법절차의 출발선상에서 우려되는 바가 있다. 법정을 석연치 않게 바라보는 상당수 국민들의 눈이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 직전부터 국민들은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 그것은 송경호 영장전담 판사의 몇 가지 이력에서 비롯했다. 제주 출신인 송판사는 2002년 자유한국당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된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비중있게 회자됐었다. 송 판사가 반 민주당 정서에 갇혀있을 것이고, 현 정권 타도의 스모킹건인 조국 동력이 소멸되는 걸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는 한국당과 뜻을 같이 할 거라는 걱정이었다.

 

송 판사는 또 지난 3월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해 많은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은 임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의 영장을 기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각 이유를 관련 업체에 대한 수사를 포함한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상황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송 판사는 5월에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같은 5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그를 협박한 유튜버는 구속시켰다.

 

또한 조국 장관과 얼토당토않게 엮으려는 버닝썬 게이트의 윤 모 총경에 대해서는 지난 10월 가차없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같은 송 판사의 판결들을 보았을 때 그는 늘 힘 있는 자, 있는 자들의 편에 서는 자, 정치적 편향에 따라 영장 발부를 결정하는 자가 아니냐는 염려에 국민들은 사로잡혀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논란과 우려들은 비정상이 일반화된 경우다. 송 판사의 초임지가 대구라고 해서 그가 정치편향을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의 편향이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쳐왔다고는 더욱 말 할 수 없다. 영장을 기각한 경우 피의자가 이른바 있는 자이기 때문이었다는 논거는 어디에도 없다.

 

판사가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고 좌고우면하다가 사실관계 가운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을 준거삼아 판결할 수도 있다는 일반화 된 생각, 자의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판결문을 거기에 짜맞춰 쓸 수도 있다는 생각들의 일반화, 이것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체제와 법치주의가 보통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법원이 헌법이 정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면, 법관이 독립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자의적 해석과 임의적 판결로 곡해하여 자신을 속이고 그 기망의 복마전 안에서 신 노릇을 한다면 우리 사회 안에서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가장 극악한 집단이 되어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오늘의 법관들을 그렇게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인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무수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쌓여 온 것이다. 매순간 당해 온 좌절들이 켜켜이 쌓인 더께가 오늘날 일반화된 법관에 대한 불신이다. 그렇기에 이 불신은 칼로 벨 수 없으며, 압력을 가해 해소 할 수 없으며, 물로 씻어내거나 불로 소각할 수 없다. 오직 법관들의 노력으로 한 켜씩 걷어내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법관의 노력은 사건에 대한 집중이다. 사실관계와 증거를 면밀히 살피고, 법리를 전방위적으로 살펴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

 

체제와 법치주의가 보통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법원이 헌법이 정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면, 법관이 독립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자의적 해석과 임의적 판결로 곡해하여 자신을 속이고 그 기망의 복마전 안에서 신 노릇을 한다면 우리 사회 안에서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가장 극악한 집단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국민들이 오늘의 법관들을 그렇게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빈틈 없는 법원 개혁을 도모하는 것이 긴요하다. 그것은 국민이 우리사회에서 절대악의 불안을 걷어내는 일이다. 긴 호흡을 유지하며 물러섬이 없이 나아가 사법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사법개혁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의식 개조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민은 법관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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