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성옥)진실을 대중이 알 수는 없다.

편집부 | 입력 : 2019/02/03 [00:09]

유성옥 dk 본부장

미투운동이 고조되고 그로인해 여성에 대한 범사회적 관점이 젠더적으로 변환되는 일련의 현상은 찬·반 양대 진영의 과열 속에서 진전을 이뤘다. 표현을 달리한 동어반복들이 봇물을 이뤘다. 미디어들은 그 아무말들을 앞다투어 확대재생산하며 과잉을 주도했다. 소비자들을 과잉의 굿판에 빠져 날뛰게 할 스킬을 내장한 미디어들은 특수를 누렸다. 미디어의 섹슈얼리즘은 엉뚱하게도 공존을 통한 인류의 영속을 명받은 남성과 여성을 적대관계로 대치시켰다.

 

미투운동이 우리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여지가 많았음에도 보편성을 상실한 채 스스로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다. 본능의 문제인데도 양대 진영의 과열을 식힌 것은 여성들이 공론의 장에 올린 캐치프레이즈였다. 여성은 약자이고 약자는 피해자다. 남성은 강자이고 강자는 가해자다는 그들만의 장전(章典)이 초래한 결과다. 함께 하고자 하는 욕망 안에 갈망이 있고 희열이 있는데, 자칭 진보적 여성들은 적대감으로 함께를 부정한 것이다. 그렇게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진 황량한 곳에서 아드레날린의 분출이 있을 턱이 없다. 열애는 호기심 시장에서 긴 생명력을 지니지만 파국은 생명력이 짧은 이유다.

 

대상을 좇으며 자기를 태우는게 본능이라는 맥락에서 미투운동의 부침(浮沈)은 본능을 이용하여 세상을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미디어들은 스캔들 특수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황색 저널리즘은 파국 스캔들조차도 본능의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기술을 발휘한다. 여배우 스캔들은 그 단적인 예라 할 것이다. 이 스캔들은 성적인 욕망뿐 아니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욕망이 중첩되며 대중에게 어필됐다. 나아가 그 주인공 중 남성이 1,300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라는 점이 대중의 촉수를 자극했다. 파국 스캔들인데도 불씨를 살릴 밑밥으로 쓰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특히, 이 스캔들은 야당 국회의원과 저명한 작가, 변호사, 언론인 등이 각자 배역을 맡으면서 흥행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들은 조명이 집중된 무대 한복판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치열했다. 혹자는 치명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위험을 감수했다. 혹자는 불의의 퇴진을 위한 순교자이길 불사했고, 혹자는 자신의 명성을 불살라 진실을 밝히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미디어라는 링 위에서 사인간(私人間)의 진실공방이란 각자에게 부메랑일 뿐이었다. 그들은 모두 만신창이의 몰골이 되었다. 미디어는 진실에 관심이 없었고, 다만 진실공방을 벌이는 그들을 비출 뿐이었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본능 스캔들로 유혈이 낭자한 무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주연인 여배우나 조연들은 얻은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 당사자들이 자력의 한계를 느끼는 분쟁의 끝에서 결국 사법의 칼아래 선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파국 스캔들은 거기가 끝이다. 법이 시비를 가려 줄 것이기에 미디어들이 고개를 돌려 가던 길을 가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식어갈 것이다. 그렇다. 결론이 뻔한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무대 위에 있던 이들은 조만간 백색 열기로 격렬하게 타오르던 객석과의 연결 끈이 끊어진 그 자리의 암흑 속에 고립 될 것이다. 이의 발단은 무엇이었는가 돌아보게 되는 허망한 파국이 아닐 수 없다.

 

더 따지고 보아도 당사자들은 일말의 실익도 없이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한 꼴이다. 이른바 이재명 도지사와 여배우 B의 옥수동 밀회스캔들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본격화 되었다. 경기지사 후보였던 A가 상대방 경기지사 후보 이재명에게 가한 회심의 일격이었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자질 검증의 처음과 끝이기에 파괴력은 컸다. A는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가 주진우 기자를 시켜 B(여배우)에게 사과문을 쓰게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의 사과란, 여배우 B가 2010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기혼임에도 자신을 총각이라 속인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과 밀회를 가졌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큰 것을 가진 그에게 사과 요구는 과욕이며 결코 가납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정말 예상하지 못했을까. 최근, B가 이재명의 신체 중요한 부위에 동그란 점이 있다고 말한 것이 공개되고, 이재명이 곧바로 자신의 신체를 검증해 거짓말을 공박하고, B의 진영 사람들이 이재명의 행위를 셀프 생쑈라고 반격하며 다시 불을 댕겼으나 여배우 스캔들의 불꽃은 더 이상 튀지 않고 있다. 미디어들은 이미 단물을 다 빨아 먹었고, 우리는 침묵 속에서 성스럽고 아름다운 말, 뱉으면 불행을 부르는 말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했을 때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목하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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