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는 정치가 없다.

유성옥기자 | 입력 : 2019/09/18 [10:47]

▲ 유성옥 칼럼

타협도 없고 조정도 없다. 교섭은 오직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 결과를 냈다 하더라도 일방이 파기하기 일쑤다. 여-야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다. 국회의장도 당 대표들로 조정력을 상실했다. 원내대표들이나 상임위원장들에게도 조정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공의로움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보지 않고, 진영논리의 눈으로 상대방을 보는 탓이다. 상대방이 공정하게 보일 리 없다. 국회의장이며, 당 대표들이며, 원내대표들이며, 상임위원장들이란 오히려 집단의 이익을 쟁취하는 선봉장으로 여겨질 뿐이다.

 

왜 이 지경이 됐나. 갈등을 동력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기주의에 합리 따위는 없다. 일단 저지르고 합리화하면 된다. 근자에 두드러지는 양태다. 철저하게 실리를 좇지만 그러한 행태를 포장해 대의명분으로 둔갑시키는 기만이 일상화됐다. 대의명분이라는 것도 그들만의 대의명분이다. 자기 진영의 목적에 부합하면 그것이 그들의 대의명분이다. 그들의 편향은 상대방의 의견에 모르쇠로 일관하게 하는 기제다. 자기 자신을 기만하고도 일말의 반성도 하지 않는 독선의 발로다. 상대방을 자극하고, 아니 자기진영의 감정을 자극하고, 상대방을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들여 흥행효과를 누리는 것이 그들만의 정치다.

 

막말을 하고, 황당무계한 논리로 호통을 치고, 정당한 국회활동을 방해하고, 국회를 공동화(空洞化)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은 자기진영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진영이란 내용이 무엇이든 다른 진영과 싸우기를 원한다. 싸움으로 존재를 확인한다. 무엇을 다투든 이기기를 원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상대진영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잡고 있던 끈을 놓아버린다. 그래서 2030 세대가 가장 만나고 싶은 정치 영웅인 정당의 대표는 실성한 듯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말들을 뇌까리고, 정부와 상대정당의 행보를 향해 사사건건 막말을 쏟아놓고 있다.

 

무리를 이끌고 국회 안팎을 넘나드는 행동은 점점 거칠어져만 가더니 극단으로 치달았다. 선을 넘었고 단죄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리비리하게 굴 수 없다. 여전히 강수에 초강수를 거듭 둔다. 어떤 순간에도 진영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가 치킨게임장으로 전락한 이유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 어차피 진영이 붕괴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진영이 본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바람만 스쳐도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진영이었던 것은 아니다. 곧 부서질 것 같은 경직 상태로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이 진영이었던 것이 아니다. 갈등을 생존의 수단으로 삼았던 그들이 초래한 것이다.

 

그들은 이제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과잉불안장애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페르소나에 짓눌리고 있는 꼴이다. 그들이 만들어야 할 정체성은 안정 이었지만, 그것을 쟁취한답시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은 바로 그 안정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막강한 무기였던 색깔론이 남북화해 무드에 밀려나면서, 그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한방이면 초토화 시킬 수 있는 화력을 잃은 순간, 쉽게 이길 수 있었던 싸움이 어려워졌다.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이미지를 버리지 못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 새로움이란 과거의 습성을 버려야만 상면 할 수 있다. 그런데 결행하지 못한다. 그들의 대오가 무너져서 산산히 흩어져버릴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그들이 자꾸만 덧붙이는 이미지는 이제는 더이상 본래의 꼴도 아니다. 폐기처분해야 할 폐기물에 가깝다.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0년 동안 덧칠해 온 누더기가 곧 그들 자신인데도, 그것을 새로 구축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재구성은 먼저 해체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행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정체성을 자기 존립의 이유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정치란 오직 기득권의 지위 확보이자, 생존의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 진영은 다른가. 그렇지 않다. 조국 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억지로 무산되자 지난 2일 민주당이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국 후보자로 하여금 해명의 장으로 삼도록 한 것은 민주당 역시 정체성을 초개처럼 여긴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것은 국민이 구성해 준 국회를 능멸하는 것이며, 인사청문회의 주체인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다. 나아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며 동시에 스스로를 모욕하는 행태다. 도대체 갖가지 의혹 앞에 선 인사청문회 후보자가 국회에 들어가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언론에 해명하는 주객전도가 어떻게든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 새로움이란 과거의 습성을 버려야만 상면 할 수 있다. 그런데 결행하지 못한다. 그들의 대오가 무너져서 산산히 흩어져버릴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그들이 자꾸만 덧붙이는 이미지는 이제는 더이상 본래의 꼴도 아니다. 폐기처분해야 할 폐기물에 가깝다.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0년 동안 덧칠해 온 누더기가 곧 그들 자신인데도, 그것을 새로 구축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재구성은 먼저 해체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행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정체성을 자기 존립의 이유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정치란 오직 기득권의 지위 확보이자 생존의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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